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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실린 알레르기 있으면 세팔로스포린도 못 쓸까? 항생제 교차 반응 정리

물질 2025. 3. 29.

항생제를 처방받을 때
“페니실린에 알레르기 있으세요?”라는 질문, 병원에서 한 번쯤 들어보셨죠.
그런데 그 다음에 나오는 말이 더 헷갈립니다.
“그럼 세팔로스포린도 못 드시겠네요.”

도대체 이 두 약이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요?
그리고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정말 다른 항생제까지 다 피해야 하는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페니실린과 세팔로스포린 항생제 간의 ‘교차 반응’**에 대해 차근차근 알려드릴게요.



페니실린과 세팔로스포린, 구조가 닮았다

먼저 아주 간단한 배경지식부터 말씀드릴게요.

페니실린과 세팔로스포린은 둘 다 베타-락탐 계열 항생제입니다.
이 말은 뭐냐면, 두 약 모두 비슷한 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고,
그 구조를 바탕으로 세균을 죽이는 방식이 유사하다는 뜻이에요.

문제는, 우리 몸이 그 구조를 ‘같은 계열’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페니실린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사람에게
세팔로스포린을 투여했을 때도, 면역계가 비슷한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거죠.


실제 교차 반응 확률은 얼마나 될까?

예전에는 “페니실린 알레르기면 세팔로스포린도 절대 안 된다”는 인식이 많았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조금 더 유연하게 접근하는 분위기입니다.

왜냐하면, 교차 알레르기 반응 확률이 생각보다 낮기 때문이에요.

  • 전체적으로 보면 약 5~10% 정도의 확률로 반응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어요.
  • 게다가 요즘 나오는 2세대, 3세대 세팔로스포린은 구조가 더 달라져서
    교차 반응 가능성이 훨씬 낮아졌습니다.

즉, 모든 세팔로스포린이 위험한 건 아니라는 것이죠.


어떤 경우에 특히 조심해야 할까?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세팔로스포린을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아예 금지하거나 아주 조심해서 사용해야 해요.

  • 페니실린 복용 후 아나필락시스(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
  • 호흡곤란, 부종, 쇼크 등의 증상을 동반했던 경우
  • 과거에 세팔로스포린 복용 후에도 알레르기 증상이 있었던 경우

이런 경우엔 어떤 항생제든 조심해야 하며,
항생제 알레르기 테스트
피부반응 검사를 통해 먼저 확인해보고 사용 여부를 결정하기도 해요.


병원에서는 이렇게 대처합니다

의사가 항생제를 처방할 때는 페니실린 알레르기 유무를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보통 이렇게 접근합니다.

  1. 경미한 알레르기 반응만 있었던 경우
    → 저위험 세팔로스포린(2, 3세대)을 소량부터 사용하기도 합니다.
  2.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 등)이 있었던 경우
    → 세팔로스포린도 피하고, 다른 계열 항생제(예: 마크로라이드계, 퀴놀론계 등)를 선택합니다.
  3. 불확실하거나 기억이 가물가물한 경우
    → 필요 시 병원에서 알레르기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내가 기억해야 할 핵심 포인트

  • 페니실린과 세팔로스포린은 구조가 비슷해 교차 알레르기 반응 가능성이 있음
  • 하지만 전체 확률은 5~10% 정도로 낮고, 세대가 올라갈수록 위험은 더 낮아짐
  • 심각한 알레르기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세팔로스포린도 피하는 게 원칙
  • 정확한 기록이 없거나 헷갈릴 땐, 전문의 상담 후 처방이 필요함

마무리: 항생제는 맞춤 선택이 중요합니다

약이라는 게 꼭 ‘센 걸 써야 좋은 것’은 아니고,
내 몸에 맞는 약,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약을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의료진에게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
그리고 내가 어떤 약에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 메모해두는 것만으로
항생제를 훨씬 더 안전하게 쓸 수 있어요.